자, 이번 호텔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. 오늘 떠들어볼 호텔은 김포공항 쪽에 있는 메이필드 호텔이다.
이렇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이 곳의 독특한 스토리 때문이다.
사실 이 스토리 때문에 바로 카드 긁었다. 더 궁금해졌기 때문.
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이렇다.
“때는 60년대. 버려진 땅 10만 제곱미터. 복숭아 과수원으로 시작. 20년여간 나무를 심어 독특한 조경을 만들어냄. 이런 자연 경관 속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‘봉래헌’과 ‘낙원’ 오픈. 그리고 2002년 호텔까지 설립. 유럽 고성의 건축 양식을 적용. 국내 최초 순수 자본으로 이룬 5성급 호텔이자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내는 곳.”
그저 놀라울 뿐이다. 과수원에서 호텔까지라니. 이러니 궁금해질 수 밖에…
나 또한 호텔 세우기 전 브랜드를 먼저 만들고 숙박업 특화 브랜딩 에이전시와 호텔컨텐츠닷컴을 먼저 운영하는 것과 같은 흐름인가.
아무튼, 실제로 여기 오면 새롭다. 개인적으로 꽤 재밌었다.
‘우리나라 아닌거 같아…’ 라는 생각이 문신처럼 새겨질 것이다.
건물 외관부터 남다르다. 다른 나라의 호텔에 놀러 왔단 생각마저 든다. 분명 어딘가 오래된 느낌이 드는데 희한하게 촌스럽지 않다. 오히려 밤에 보면 더 아름답다. 그리고 호텔의 부지가 꽤 넓다. 서울에서 이렇게 넓은 부지를 가진 곳은 흔치 않은데 말이다. 여러모로 ‘새롭다’
이 독특한 분위기는 그대로 객실까지 이어진다.
객실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것은 사실이다. 무채색 모던함에 익숙해진 우리들 눈엔 다소 낯설 수도 있다. 그러나 이 특유의 재질이 아늑하고 포근하게 다가온다.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진다. 하지만 이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. 그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까 싶었다.
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여기만의 객실 뷰.
창 밖 테라스로 나가면 호텔 내 정원에서 와인파티를 하고 있는 사람들, 산책하는 사람들, 메이필드의 상징적인 시계탑까지 한 번에 전망할 수 있다. 저 뒤로 아파트만 없었다면 여긴 정말 해외 리조트라고 속여도 될 법하다.
아, 그리고 내가 투숙했을 당시 ‘와인 파티’를 하고 계시더라. 오후 8-9시까지 음악 소리와 환호성 소리가 이어졌지만,창을 모두 닫으면 거의 들리지 않으니 참고.
수영장도 있지만, 객실 안에서 정말 푹 쉬는 바람에 솔직히 가보진 못했다. 사우나도 있다는 점 참고하시길. 그리고 같은 건물 1층엔 편의점까지.
정리하면 이렇다.
서울 도심 한복판이 지겨울 때. 산책할 곳도 있고 넓게 뻗은 호텔이 생각 날 때. 뻔한 느낌에 흥미를 잃어 갑자기 레트로한 감성이 땡길 때. 메이필드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. 그러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