📌 오. 이만하면 충분하다, 버틀러리 제이엘
홍대와 연남 딱 가운데에 위치한 이 곳. 어디든 5분만 걸으면 힙플레이스 도착. 게다가 가격은 주말 기준 7~8만원대. 훌륭하다. 부담없이 거점을 잡아놓고 홍대와 연남에서 시원하게 놀다가 들어가기에 딱 좋다. 여긴, 생긴지 얼마 안된 호스텔. 버틀러리 JL 이다.
이 호스텔은 무인으로 운영이 된다. 호텔을 세우고픈 사람으로서 무인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늘 궁금했다. 왜냐하면 무인으로 운영되면 어딘가 부족할 것이란 편견이 있었다. 그 색안경, 사라졌다. 물론 호텔의 규모, 특유의 분위기와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할 순 없지만, 호텔에 버금가는 청결함 그리고 시설들을 갖췄다. 솔직히 조금 놀랐다.
객실 문을 열자마자 첫 눈에 보이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. 짙은 원목 덕에 차분하고 아늑하게 다가온다.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지만, 더 채울 것은 없어 보인다. (사진도 잘 나온다🤣). ‘뭔가 더할까 라는 생각이 들 땐 빼라’던 샤넬의 말이 떠오른다. 이 가격에 이 정도면 부족함 없다 생각한다.
창 밖으로 보이는 커다란 나무와 나뭇잎들. 이거 하나 때문에 분명 번화가이지만 번화가가 아닌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.
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창문 앞에 앉을 곳을 마련해 두었다는 점.
창 문 앞에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캔맥주 하나 똑 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딱 좋다. 게다가 여기 앉아서 노트북을 할 수 있게 플러그까지 설치 되어 있는 사소한 센스까지. 생각해보니 여긴 플러그가 적재적소에 잘 배치 되어 있어서 편하다.
객실이 넓은 편은 아니다. 그렇다고 좁다고 느껴지지 않는다.
실제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침대와 창문 쪽 걸터앉는 공간은, 큰 창문 덕에 공간이 넓어 보인다. 주전부리 깔아두고 객실 TV로 넷플릭스 보기 좋다.
반대로 비교적 시간을 덜 할애하는 수납공간 및 욕실/화장실의 크기는 작은 편이다. 한가지 아쉬운 점은 코트 같이 긴 옷을 걸어 두기엔 옷장의 높이가 살짝 낮다는 점. 그 외엔 생활하는데 치명적으로 불편한 것은 없기에, 좁다는 생각보단 ‘적당하다’는 느낌.
여긴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.주변 공영 주차장을 활용해야 한다.
그래도 이 곳은 연남동이 바로 코 앞이라는 점. 이런 곳에 살아보고 싶단 생각을 자주 했다. 재미난 공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.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.
이제 그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. 밤 늦게 세월아 네월아 집으로 돌아 갈 걱정 없이, 연남동쪽에서 친구/연인과 맘편히 놀고 싶을 때 잡으면 딱 이겠단 생각이 든다.
호텔을 잡으면 이왕 온거 호텔 시설을 조금이라도 더 이용해봐야 한단 생각에, 주변 동네 50%/ 호텔 50%의 비율로 즐기곤 한다. 하지만 이 곳은 주변 동네 80% / 호텔 20%의 비율로 즐길 수 있다. 연남동 자체가 부대시설이다.
각잡는 호캉스도 매력적이지만 가끔은 부답없이
캐주얼하게 몸만 가도 되는 편안함이 땡길 때가 있다. 그 때 이 곳이 생각날 것 같다.